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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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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그림책, 7년 동안의 잠_박완서 글 7년 동안의 잠 박완서 글, 김세현 그림 어린이작가정신, 2015 소설가 박완서의 동화다. 박완서 동화가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있다는 말은 들었다. 그림은 김세현, 워낙 박완서 파워가 있어서 그런지 그림작가 이름이 보일 듯 말 듯하다.ㅋㅋ 개미들이 땅속에서 먹잇감을 찾아 다니다가 매미 유충을 찾는다. 개미들은 먹을 게 많다고 신이 나지만, 나이든 개미 한 마리가 매매 유충에 대해 말해준다. 여름에 잠깐 노래를 부르기 위해 땅속에서 7년씩이나 있다고. 개미들은 고민을 한다. 매미를 먹을 것인가, 여름에 노래를 듣기 위해 도울 것인가. 늙은 개미는 당장 매미가 쓸모도 없고 힘도 없지만, 오랜 경험으로 미루어 여름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걸 알고 있다. 그의 노래를 통해 여름의 노동을 쉬어갈 수 있었다고. 토론을 ..
나는 토끼인데, 내 귀는 왜 하늘색일까?_막스 볼리거 내 귀는 왜 하늘색일까? 막스 볼리거 스콜라, 2016 귀가 하늘색인 작은 토끼의 자아찾기. 귀가 하늘색인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던 토끼는 다른 마을, 귀를 숨길 수 있는 일을 찾아 떠난다. 사람들이 자신의 귀를 이상하게 여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낯선 곳에 가면 자신의 귀도 낯설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그의 귀는 낯설었다. 모자로 귀를 숨기고 굴뚝 청소부, 요리사, 정원사, 방랑자가 되었지만 실수로 귀가 드러나면 그는 언제나 특이한 존재가 됐다. 작은 토끼는 자신의 다름을 모자란 것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호숫가에서 자신을 똑바로 봤을 때 파란 귀가 너무나 멋지다는 걸 깨닫는다. 역시 스스로를 똑바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을 사랑하게 되자 당당해진 작은 토끼. 마음..
없는 게 없는, 엄마 가방은 괴물이야_앙드레 부샤르 엄마 가방은 괴물이야 앙드레 부샤르 같이보는책, 2014 너무나 귀역운 그림책 하나.ㅎㅎㅎ 여자들, 혹은 여자애 키우는 집은 공감 백프로일 것이다. 나도 어렸을 때 엄마 가방 안에는 없는 게 없다고 생각했다. 엄마의 가방이 궁금한 여자애의 시선,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엄마와 가방의 관계. 가방 속에서 뭔가 사라지기도 하고 뜻하지 않던 게 갑자기 나와서 기쁘게도 한다. 가방에 대한 다분히도 파리지엔스러운 모습도 보인다. 파리에선 여자가 항상 멋지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 혹은 선입견이 있다고 한다. 남자는 사람이지만 여자는 여신이니까.ㅋ 가방을 정육점에 걸린 고기처럼 바라보는 아이의 천진한 시선도 너무 귀엽다. 그림책을 볼 때 이렇게 생각지 못한 누군가의 시선, 다른 생각을 읽는다는 게 큰 즐거움이다. 가..
우리 집에서 가장, 진정한 챔피언_파얌 에브라히미 진정한 챔피언 파얌 에브라히미 모래알, 2019 운동 잘하기로 소문난 몰레스키 집안에서 태어난 압킨은 식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여러가지 운동을 섭력해 보지만, 실력은 영 좋지 않다. 식구들은 어떻게든 압틴을 운동가로 만들려 하지만 그에게 맞는 운동을 찾을 수 없고, 결국 그가 집안과 맞지 않다고 결론을 내린다. 가족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던 압킨은 자신이 가족들을 사랑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싶다. 그래서 고민 끝에 자신이 잘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한다. 집안 식구 모두의 얼굴에 화색이 돌게 만든 것. 우리가 태어난 환경이나 우리를 둘러싼 배경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렇듯 유머를 잃지 않는다면 결국은 '나'를 찾게 될 것이다.
길을 가다 우연히, 구멍을 주웠어_켈리 캔비 구멍을 주웠어 켈리 캔비 소원나무, 2018 찰리는 어느날 길을 가다가 구멍을 하나 줍는다. 작고 검은 색인 구멍. 바지에 넣었더니 바지 속에 물건이 바닥으로 모두 떨어져 버렸다. 어디다 넣어도 구멍을 만드는 것 때문에 결국 자신에게 쓸모가 없다고 생각한 찰리. 누군가에게 구멍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가게들을 찾아가 묻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멍을 없애는 일을 한다는 걸 알게 된다. 결국 아무도 갖지 않겠다고 한 구멍을 제자리, 결국 땅 위에 두기로 한다. 하지만 찰리가 가고 난 구멍에는 놀라운 자연의 비밀이 숨어 있다. 자연 그대로의 것은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나 보다.
나의 친구,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_고티에 다비드 외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 고티에 다비드, 마리 꼬드리 모래알, 2018 곰 한마리가 세상 끝으로 돌아간 새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곰의 새에게 보내는 편지가 이야기를 이룬다. 따지면 보기 드문 서간체 그림책이다. 곰이 새를 그리워하는 마음, 새를 찾아가면서 만나는 동물들의 호의. 나도 이렇게 먼 길 찾아갈 수 있는 그리운 친구가 있었으면...ㅎㅎ 다들 너무 가깝게 사니까 그리워할 새가 없는 것도 같고. 배부른 소린지 뭔지.ㅋ 그림이 너무 예쁜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스타일의 꿈같은 그림이 좋다. 색감도 그렇고 내가 너무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곰이 주황색이라니, 그것도 좋다! 새를 찾아 세상 끝까지 간 곰은 새가 자신을 보러 먼 길 떠났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곰의 편지는 새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 곰..
우리는 모두 댐을 지키는 사람, 댐키퍼_톤코하우스 댐키퍼 톤코하우스 소미미디어, 2019 댐키퍼는 그림 동화책이자 에니메이션이다. 톤코하우스라는 츠츠미 다이스케와 로버트 콘도가 함께 만든 창작 회사(?)인 것 같다. 애니메이션 댐키퍼는 국제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로 올랐다고. 이야기는 아주 따뜻하다. 마을의 댐을 지키는 아기 돼지의 이야기로, 흙투성이 댐키퍼가 여우 친구를 사귀고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주요 라인이다. 마을에는 어둠이 있고, 그것을 몰아내는 아기 돼지의 존재를 아무도 모른다는 설정. 왠지 사회를 지키는 주목받지 못하는 존재들을 떠올리게 한다. 댐키퍼는 새로 나타난 여우와 우정을 쌓지만, 아주 작은 오해로 서로 멀어지게 된다. 원래 없었던 것은 상실감이 없지만 있던 것이 사라지면 ..
나는 흰곰(아기)을 키워요_우쓰미 노리코 나는 흰곰을 키워요 우쓰미 노리코 스콜라, 2018 아주 귀엽고 짧은 그림책이다. 내용은 엄마와 태어난 아기의 내용인데, 아기는 책에서 ‘흰곰’으로 표현된다. 사실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부모와 찰떡궁합이 되어 함께만 있어도 그저 행복한 경우는 별로 없다. 아이도 결국 사람이니까, 또 다른 사람인 엄마 (아빠)와 적응의 기간을 거친다. 엄마가 아이와 붙어있는 일이 많으니, 엄마와 아이 사이가 훨씬 빨리 적응된다. 책의 저자도 엄마의 경험이 있었고 당시의 어려움, 당황스러움 등을 기억하며 다른 엄마들을 위해 책을 썼다고 한다. 엄마와 흰곰의 적응기. 왠지 아이를 ’흰곰’으로 설정하니까 초보 엄마들의 당황스러움이 더 잘 표현되는 것 같다. 사람과 흰곰이 서로 다르고, 적응기 동안 조금씩은 힘든 게 당연해 보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