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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마음속에 남은 ‘우리 할아버지’_존 버닝햄

우리 할아버지

존 버닝햄

비룡소, 1995

 

잔잔한 그림과 글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책이 있다.

존 버닝햄의 그림책도 그렇다.

그림과 글이 하나처럼 어울리는 그림책이다.

 

손녀는 할아버지를 만나 시간을 보내게 됐다.

할아버지는 그림체처럼 따뜻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할아버지와 손녀는 함께 씨앗을 심고 식물을 가꾼다.

손녀는 할아버지에게서 많은 걸 자연스럽게 배운다.

식물과 곤충, 자연의 세계, 결국은 생사에 관해서도.

 

 

 

간혹은 할아버지와 다투기도 한다.

토라져 있는 시기도 있지만 그건 오래가지 않는다.

 

 

할아버지와 날씨 좋은 날 소풍을

 

 

낙엽이 진 가을날 낚시를 갈 때도 있다.

이쯤 되면 우리는 손녀가 할아버지와 계절을 보내고 있다는 걸,

꽤 오랜시간이 지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렇게 채색이 안 된 페이지도 있다. 

 

 

 

겨울이 와서 할아버지와 함께 스케이트도 탄다.

겨울은 계절의 끝과 같은 느낌이다.

 

 

할아버지는 밖에 나갈 수 없다고 말하고,

둘은 실내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쯤 되면 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게 아닐까, 

독자는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덩그라니 남은 손녀와 할아버지의 의자.

손녀는 남고 할아버지는 떠났다.

계절이 끝났고 시간이 지나면,

할아버지는 떠나게 마련인 것이다. 

빈의자로 남은 할아버지의 존재가 와닿는다.

 

 

 

하지만 또 시간이 지나고 손녀는 자라났다.

아기를 데리고 홀로 언덕을 올라간다.

이제까지의 이야기는 손녀의 과거일 수도 있고,

손녀의 기억속일 수도 있다.

결국 할아버지는 사라진 것이 아니고 남았다는 느낌이 든다. 

 

 

과장되지 않은 이야기로 수많은 동화책을 남긴 존 버닝햄은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동화작가 중 하나다.

앤서니 브라운, 샘 어셔에도 존 버닝햄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

가족의 얘기, 따뜻한 색채, 과장되지 않은 그림과 이야기 등.

기발하거나 번뜩이는 느낌은 아니지만 보편적인 얘기다.

보편적인 얘기가 진정성이 있을 때는 또 다른 묘미와 힘이 있다.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상상을 해볼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추억을 떠올려볼 수는 있다.

재미보다는 ‘공감’에 초점을 맞춘 그림책이다.

 

gumyoun2.tistory.com/102

 

상상의 세계로 데려가주는, 마법 침대_존 버닝햄

마법 침대 글/그림 존 버닝햄 시공주니어, 2003 조지는 어느날 아빠와 침대를 사러 간다. 조지는 가구점에서 낡은 침대를 하나 골라 아빠와 집에 돌아온다. 주문을 외우면 다른 세계로 데려간다는

gumyoun2.tistory.com

 

존 버닝햄

 

1936년 4월 27일 영국 서레이(Surrey)주의 파넘(Farnham)시에서 세일즈맨인 아버지 찰스 버닝햄(CharlesBurningham)과 어머니 제시 버닝햄(Jessie Burningham)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 데려다놓아도 친구들하고 어울리지 않고 무심한 얼굴로 자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아이였고, 청년 시절에는 병역을 기피하면서까지 세상의 소란으로부터 완강히 자신을 지키는 좀 독특한 성향의 사람이었다.미술공부를 했던 런던의 센트럴 스쿨 오브 아트에서 헬린 옥슨버리를 만나 1964년 결혼하게 되었다. 헬린 옥슨버리도 남편의 영향을 받아 그림책을 만들기 시작해서, 뛰어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의 한 사람이 되었다.

 

버닝햄은 쉽고 반복적인 어휘를 많이 사용했으며, 어린이가 그린 그림처럼 의도적으로 결핍된 부분을 남기는 화풍이 독특했다. 그는 브라이언 와일드 스미스, 찰스 키핑과 더불어 영국 3대 일러스트레이터의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간결한 글과 자유로운 그림으로 심오한 주제를 표현하기로 유명하며, 어린이의 세계를 잘 이해하고 상상력과 유머 감각이 뛰어나, 세계 각국의 독자에게 사랑받는 그림책 작가이다. 그 밖에도 『우리 할아버지』 『코트니』『지각대장 존』등 많은 작품이 있다.

[예스24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