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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비가 오는 날의 상상, RAIN:비 내리는 날의 기적_샘 어셔

RAIN : 비 내리는 날의 기적

글 그림 샘 어셔

 

영국에서 제2의 존 버닝햄이라고 불리는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존 버닝햄은 영국에서 유명한 동화작가이고,

우리나라에도 여러 권의 책이 번역돼 있다.

앤서니 브라운 만큼 유명한 작가인 것 같다.

둘은 이야기의 톤이나 분위기, 그림채도 좀 비슷하다.

둘 다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는 가족 안에서 일어나는 상상의 세계를 다룬다.

 

샘 어셔는 특히 날씨 시리즈로 그린 책이 유명한데,

비 말고도 눈, 폭풍우, 햇볕 쨍쨍한 날이 있다.

모두 손자와 할아버지의 날씨와 연관된 모험을 다루고 있다.

 

비가 내리자 아이는 밖에서 놀 생각에 신이 난다.

비(물)는 비정형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좋은 놀잇감이다.

하지만 관대하기만 하던 할아버지가 

“비가 그치길 기다리자”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비는 좀처럼 그치지 않는다.

그치기는커녕 바깥은 물바다가 되어가고 있다. 

 

 

아이는 나가고 싶지만, 

기다리자는 할아버지의 말을 따르고,

그 한편으로는 “비가 정말 그칠까?”라고 의문을 품는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말대로 비는 그친다.

당연한 말이지만 인내가 부족한 아이에게는 먼 일만 같다. 

 

 

우산과 장화를 챙기고 밖으로 나온 손자와 할아버지.

비(물)로 가득찬 세상은 아이에게 또 다른 상상을 더한다.

책을 보면 ‘상상이 곧 모험’인 것만 같다.

우리는 아이에게 여러 경험을 주려고 노력하지만,

책을 통한 상상으로 얻을 수 있는 경험치는 과소평가한다.

하지만 책을 통한 상상만큼 무한대로 확장되고

또한 깊은 생각을 더해주는 건 없다.

경험에는 분명 나름의 가치가 있지만

때로는 육감에만 그치고 한발 나아가지 못하기도 한다.

 

 

배를 타고 비로 가득찬 세상을 누비는 아이와 할아버지.

비를 받아먹기도 하고,

다른 배들을 구경하며 비(날씨, 자연)를 맘껏 누린다. 

 

 

그리고 아이가 그토록 하고 싶던,

‘우체통에 편지 넣기’를 할 기회를 얻는다.

 

 

책의 말미에는 모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에게

할아버지가 오늘의 교훈처럼 한 마디를 툭 던진다.

그건 책의 주제이기도 하고,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이기도 하다.

결국 이 책은 ‘인내’에 대해 말하고 있었던 거다.

다른 시리즈의 책도 유사한 패턴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너도 알겠지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일들은

꾹 참고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단다."

 

책(이야기)의 종착점이 명확하다는 건 장단이 있다.

열린 결말이 아니니까, 

이야기는 마무리되고 상상은 끝난다.

하지만 상상만 떠돌다 아무런 의미도 못 찾을 때도 있으니,

이건 개취의 문제다.

그림책은 무조건 답이 있어선 안 된다고 여긴다면 

이 책은 조금 싱거울 수 있고,

책에서는 작더라도 얻을 게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의 결말이 흡족할 수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열린 결말을 좋아하지만

보통 동화에서는 ‘교훈’이 있게 마련이니까.

이 정도의 큰 명제라면 나쁘지 않다고 본다.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체 ‘비’

 

아이들에게 비가 내리는 날은 설렘과 기쁨 그 자체이며, 어른들에게는 그저 축축하고, 움직이기 불편한 날씨가 아이들에게는 재미있는 놀이이자, 신나는 상상으로 가득한 하루일 것입니다. 《RAIN : 비 내리는 날의 기적》은 단순히 비 내리는 날의 재미난 놀이를 담은 그림책이 아니라, 비 내리는 날 아이들의 설레는 마음과 상상 속 장면을 그대로 옮겨 놓았습니다. 그 장면 속에는 아이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역시 아이의 상상 속에서 신나고 환상적인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현실이라면 엄두도 못 낼 환상적인 일들을 말이지요.

그림책 속 ‘비’는 이렇게 할아버지와 손자,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그저 일상 속 평범한 하루이지만, 아이와 함께 ‘비 내리는 날’의 기적과 같은 상상을 꿈꿔 보세요.

[예스24 제공]

 

샘 어셔(Sam Usher)

 

영국에서 일러스트를 전공했으며, 첫 책 《알록이와 숨바꼭질》로 워터스톤즈 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외 레드하우스 어린이?청소년 부문과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에 노미네이트 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작품으로는 《SNOW : 눈 오는 날의 기적》 등이 있습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