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야 놀자
이수지
비룡소, 2009
「파도야 놀자」는 이수지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다.
양 쪽 펼침면을 같이 사용하며, 말이 하나도 없다.
오른쪽 면에는 흑백으로 목탄화가 그려지고,
왼쪽 면에는 파란색, 흰색, 검은색으로 파도가 그려져 있다.
아이는 바닷가에 찾아와 파도와 논다.
계속 변하고 쫓아오는 듯, 달아나버리는 파도와 아이는 관계를 시작한다.
출판돼 있는 작가의 드로잉북을 본 적이 있는데,
양쪽의 색깔을 나누고,
펼침면에 일부러 아이의 손이 끼인 것처럼 한 것도 의도했다고 한다.
나뉘어져 있던 두 개의 세계가 하나로 합쳐지는 느낌을 주려고 했던 것 같다.
아이는 점차 파란색에 물들고,
파도 안에서 자유롭게 물장구를 치게 된다.
상상 속에 흠뻑 빠지게 되는 느낌이 든다.
이제 아이의 세상 까지 파도색으로 물들어 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의 치마가 파도색으로 물들어 있다.
파도는 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간다.
뒤돌아 인사하는 아이의 얼굴에서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게 된다.
요즘은 좋은 전시도 많고 명화를 접하기도 쉬워졌지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모르는 애들이 많다.
이렇게 좋은 그림책에서부터 그림 감상을 시작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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