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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작가의 시작을 만나는 책, 명원화실_이수지

나의 명원화실

이수지

 

비룡소, 2008

 

평소에 좋아했던 이수지 작가의 초창기 그림책을 우연히 접했다.

이수지 작가의 「거울속으로」, 「파도야 놀자」가 인상 깊었는데,

이번에는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한 얘기였다.

누구나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는 사람이나 사건이 있다.

그것이 현재의 삶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

더욱 소중한 기억일 것이다.

작가에게 명원화실의 존재는 '그림'으로 들어오는 문이었던 것 같다.

작은 여자아이가 그림이라는 작은 문을 쭈뼛쭈뼛 여는 모습이 그려진다.

표지 그림의 아이는 이후 책에 나오는 이미지와 조금 비슷하다.

머리를 빗지 않은 장난꾸러기 같은 작은 여자아이의 모습

 

아이는 그림을 좋아하고 학교에서도 잘 그린다는 칭찬을 받는다.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우기 위해 화실을 다니게 된 아이,

하지만 화실에서는 기대하던 것과는 달리 단순한 배움만을 지속한다.

하지만 흥미가 없어지기 보다는 호기심으로,

그림에 대한 작은 열정으로 작업을 계속해 나간다.

그러자 선생님은 아이에게 조금 어려울 수 있는,

하지만 그림에 대한 자세를 갖출 수 있는 얘기를 해주고,

그럴수록 아이는 이제 그림 잘 그린다는 칭찬과는 멀어진다.

하지만 소녀는 화실 선생님이 진짜 화가라고 믿게 된다.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불이 나서 사라진 명원화실을 그리워하며,

선생님이 준 생일엽서를 고이 간직하게 된다.

 

소녀는 시네마천국의 토토처럼 어린시절의 좋은 롤모델을 그리워한다.

좋은 어른으로부터 자신의 그림이 시작되었다고 고백한다.

아마도 작가는 그 선생님처럼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진짜 화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것만 같다.

참, 따뜻하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