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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경청’의 중요성, 내 말 좀 들어 주세요, 제발_하인츠 야니쉬

내 말 좀 들어 주세요, 제발

글 하인츠 야니쉬

그림질케 레플러

상상스쿨, 2010

 

하인츠 야니쉬는 글을 썼고, 그림 작가는 따로 있다.

개인적으로는 글 그림을 한 작가가 쓴 경우를 더 선호한다.

그림책은 그림과 글이 어우러져 나오는 장르 같기 때문이다.

글과 그림이 서로 보완하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글과 그림의 저자가 각기 다른 경우는,

왠지 그림이 글을 보여주는 것 이상이 없을 때가 많다.

그러니까, 그림이 없어도 글을 이해할 수 있다는 거다.

 

제목부터 너무 끌리는 책.ㅎㅎㅎ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내 말 좀 들어봐”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스스로의 감정을 말하는 기회가 생각보다 없으니까.

직장을 다닐 때를 떠올려보면,

일적으로 대화하거나 구입을 위해 말하는 것 말고는

딱히 말하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일이 많았다.

그러니 ‘경청’이니 뭐니 책이 나오는 거겠지.

말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이 많으니까.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은 제목부터 내용을 너무 알겠는 거.

아, 누군가의 말을 또 안 들어주나 보다, 하고

예상이 되는데 책은 딱 그렇게 전개가 된다.

 

 

곰이 “문제가 있다”고 말을 꺼내면

모두가 곰의 말을 자르고 “잘 안다”고 말한다.

“너의 문제는 이거지, 이러면 되잖아.”

곰은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재단사, 모자 주인, 안경점 주인 등등.

곰의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 건 하나같이 사람이다.

 

 

하지만 곰에게는 그들이 준 물건들, 호의가 버겁다.

곰은 아무도 없는 언덕에서 “피곤하다”고 느낀다.

사람들이 알아서 주었던 호의들이 피곤할 뿐이다.

그리고 결국 그들에게 받았던 호의를 모두 내려놓는다.

홀가분하게 다시 혼자가 된 곰에게 파리가 말을 건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들어주겠다는 파리에게

곰은 자신의 진짜 문제들을 말한다.

곰의 문제는 물건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

 

 

파리는 선뜻 곰에게 “함께 해줄게”라고 말한다.

곰은 그 말에 벌써 기분이 나아졌음을 깨닫고,

파리는 곰의 어깨에 앉아 함께 간다.

어쩌면 들어준다는 건 ‘함께’ 한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물건이든 돈이든, 그런 걸로 해결하는 건 너무 쉽다.

나이가 들수록, 뭔가 많은 걸 가질수록

그렇게 해결하는 건 간단하고 쉽다.

하지만 상대가 진짜 고마워할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문제를 끝까지 듣고, 함께 고민해주고,

할 수 있다면 더 오랜시간 함께해 주는 것!

그것이 올바른 관계의 순서인 것 같다.

 

 

동화의 장점은 어려운 일도 너무 단순하고 쉬워 보인다는 것이다.

사실 ‘경청’이 쉬운 일이라면 그로 인한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말하고 듣는 데 문제가 있다면,

그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너무 쉽고 당연한 일인데,

하루 일과를 놓고 생각하면 또 쉽지는 않다.

어쩌면 너무 많은, 쓸데없는 걸 계속 따지고 있어서 그런지도.

 


경청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

내 말 좀 들어 주세요 제발

초등학교 입학 전에 아이가 꼭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일까?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말씀하셨습니다. “잘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요즘 아이들은 듣는 훈련이 되어 있지 않다고들 합니다. 너도 나도 자기 얘기만 떠드는 세태에 아이들도 영향을 받은 탓일까요? 아니면, 자녀수가 줄어들면서 너무 아이들을 받들어 키운 나머지 자기주장은 강하지만 남의 말을 듣는 훈련을 받지 못한 탓일까요? 곰의 우화는 잘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잔소리를 하지 않고도 독자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해 줍니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문제가 무엇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문제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른 채 문제를 해결하고자 뛰어든다면 그 문제를 결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시험을 치를 때도 그렇고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있는 게 무서운 곰이 자신의 문제를 털어놓고자 이런 저런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들은 곰의 이야기는 들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자기들 멋대로 나름대로의 처방을 내놓습니다. 물론 의도는 곰을 돕고자 하는 좋은 생각이지만 곰이 안고 있는 고민을 알아야 도울 수 있지 않을까요? 제대로 도우려면 문제를 정확히 알아야 하고, 알기 위해서는 귀 기울여 듣는 것이 우선입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글 하인츠 야니쉬

하인츠 야니쉬는 1960년 오스트리아의 부르겐란트에서 태어났습니다. 신문방송학과 독문학을 공부하고 오스트리아 라디오 방송국에서 기자 겸 진행자, 구성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방송 활동 외에도 어린이를 위한 많은 책을 냈습니다. <아주 특별한 여행>, <일요일의 거인>, <나는 뭐든지 할 수 있어!> 등의 그림책에 글을 썼고, <붉은 뺨>으로 2006년 볼로냐 도서전 픽션 부문 라가치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림 질케 레플러

질케 레플러는 1970년 오스트리아의 포어알베르크에서 태어났습니다.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독일,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에서 보냈습니다. 대학에서 섬유 디자인을 전공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