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의 결투
마누엘 마르솔
(로그프레스, 2018)
이렇듯 다양한 그림책이 번역출판되고 있다는 게 좋다.
인디언과 한 남자의 결투를 그리고 있는데, 꽤 두껍다.
하지만 글은 열댓 문장 정도만 있다.
이렇게까지 고급일 필요가 있나 싶게 만들어져서 2만원이다.
인쇄 퀄리티도 하드커버도 아주 신경 쓴 티가 난다.
딱 봐도 서부극의 한 장면 같다.
카우보이와 인디언이 작은 냇가를 사이에 두고 마주섰다.
결투를 해야 하는데, 자꾸만 다른 게 눈에 들어온다.
마치 굳이 싸울 이유가 없다는 듯이.
싸우겠다는 사람들이 "조심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게 서로를 걱정하면서 결투를 기다린다.
그러다 버팔로 때문에 둘은 함께하게 되고 결국은 친구가 된다.
함께 검은 하늘을 바라보며 누운 걸 보면,
결투가 진짜 하찮은 일처럼 느껴진다.
결투라니...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서 싸움이라니...나참.
인디언에 대한 슬픈 역사를 생각하면 조금 가벼운 동화일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어리석은 어른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이 동화를 빌어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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